드로잉 첫수업 그림

0. 시작 전
걱정반, 기대반으로 시작한 드로잉 첫수업,
수업 타이틀은 "누구나, 생각을 그림으로"
감정이 극으로 치달을 때면 종종 나를 중심으로 한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오르곤 했는데
이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항상 답답했었다.
수업을 마칠 때쯤이면 머릿속에만 떠다니는 이미지를 손 밖으로 표현해낼 수 있게 될까?

1. 이론 수업
머릿 속 이미지 표현하는 TIP들
  • size 변주하기: 사물에 비해 사람을 엄청 크게 그리거나, 사람 사이에서도 한 사람의 크기만을 부각시키는 등 크기를 바꿔보면 색다른 느낌이 연출된다.
  • 그림 많이 보기: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무엇인지, 그것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요소는 무엇인지 알아나가는 것도 중요하다.
  • 빛/그림자: 사진, 실제에서 항상 관찰한다. 그림자만으로도 피사체의 느낌을 확 바꿔줄 수 있다.
  • crop!: 적당히 잘 잘라주면 아예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. 이렇게 저렇게 잘라보는 연습해보기
  • 그린 것 다시 그리기: 같은 그림도 여러 번 그려보면 는다.

2. 그려보자!
오늘은 인상 깊은 영화장면 그리기.
(1) 처음엔 머릿 속에 있는 대로,
(2) 인터넷에서 찾아서 그 이미지를 보고 그리기
(3) (1)에서 그린 것과 (2)에서 본 실제 이미지를 조합해서 다시 그려보기

(1) 
.... 너무도 처참하여 차마 올릴 수 없다..
(2)
 null
포스터를 다운로드 해놓아 앨범을 훑을 때마다 보았기 때문에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오해였다.
  • 첫번째, 백허그가 아니었다. 훨씬 더 적나라하고 야한 포즈..
  • 두번째, 두 주인공이 조그맣게 구석에 짱박혀있지 않고 가운데 떡하니 크게 자리잡고 있음
  • 세번째, 한쪽의 가로등은 아무래도 라라랜드 포스터에서 섞인 듯... 하다.
(3) 완성은 21일에야 할 수 있었다.
 null

사진으로 찍으니 실제보다 못나 보인다 ㅠㅠ 실제로 보면 쪼꼼은 더 근사해요..


3. 그리고 나서...
어떤 도구를 쓸지,
어떤 방향으로 그을지,
세기는 어느 정도로 할지,
등등
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내가 내리는 결정의 연속이고,
이 연속들이 모여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.

온 몸을 던지듯 몰입했는데, 어느 새 정신 차려보니 어떤 결과물이 되어있었다는 것이 굉장한 희열을 가져 온다.
강요된 열정이 아닌, 순수히 내 안에서 생겨난 열정으로 머리가 축축해질 정도의 집중을 했다는 것이 첫번째로 벅차는 지점이었고,
내가 생각했던 그 쓸쓸하고 침침한 이미지를 나름대로 빚어냈다는 게 두번째로 벅차는 지점이었다.
상상도는 절대 외부의 이미지가 개입되지 않고 머릿속의 그것에만 집중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,
전문가들도 외부 이미지를 기본적으로 참고한다는 걸 듣고 굉장한 충격을 먹었다.

결과물의 수준과 상관 없이, 순수한 의도로 무언가를 표현해내는 과정은 역시나 너무 재미지다.
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. 묵은 변이 쑤욱 빠져나가는 느낌.